본문 바로가기

배낭여행/인도(18.06.15~09.23)

(180902-0909) 인도 맥로드 간지(McLeod Ganj), 달라이 라마 성하 법회에 참석하다

(180829-0901) 판공초 - 레 복귀, 다람살라(Dharmsala) 이동 준비

 

829

34일간의 판공초 여행을 마치고 레로 돌아왔다. 스피티밸리의 경험 때문에 며칠 후면 곧 다람살라로 이동해야 하는데 전날 버스가 도착하지 않으면 어쩌나, 도착하고 나서도 고장나서 출발 못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이런 내 걱정과 달리 버스는 아찔한 곡예길을 잘도 넘어간다.

 

830

함께했던 판공초 동행 분들과 아미고 한식당에서 뒷풀이를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고생한 것과 같은 추억을 공유해서 전보다 훨씬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분들과 만남 없었다면 과연 깊은 여행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감사할 따름! 각자 일정에 따라 헤어지지만 어디에 있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시길.

 

831일 - 91

좋은 동행 분들과 잊지 못할 판공초 여행을 허락해주신 부처님과 레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신 현지 분들, 인생 맛집 야크 뚝빠를 만들어주신 야크보이 식당, 매일 라다크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고자 텀블러 가져오면 공짜나 다름없던 물을 제공했던 dzomsa, 하루 한끼 출석체크했던 아미고 한식당 분들까지 인사를 나누었는데 가슴이 무척 먹먹했다. 사람들도 참 좋아서 간다고 인사하니까 벌써 그렇게 됐냐고 아쉬워하는 걸 보니 더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그새 이분들과 정이 많이 들었구나. 라다크에 정이 들었구나.

 

여행자에게 있어 만남과 이별은 일상이라고 하지만 이별은 무덤덤해 지기는커녕 언제나 아쉽고 아쉽다. 그래서 만날 때 최선을 다해야 하나 보다.

 

그동안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판공초 - 레 구간

 

(180902) 레- 델리- 다람살라 이동

1. 레 공항 이동, 시내 한복판에서 들개무리 습격을 받다

 

아침 7시 비행기라 새벽 4시 좀 넘어서 밖을 나선다. 비몽사몽한 채로 큰길가로 나가는 도중 어디서 개 3마리가 갑자기 달려들어 화들짝 놀랐다. 가까이 다가서며 이빨 드러내며 짖어대는데 급한 대로 앞에 매던 보조가방으로 다리를 가렸다. 어디서 들은게 있어 갑자기 뛰면 얘들이 더 날뛸 것 같아서 무서움을 꾹 누르고 되도록 천천히 걸어 겨우 도망나올 수 있었다. 

 

주인없는 개들이 인적없는 시간 대에 자기들끼리 무리지어 영역 다툼하는 모양이었다. 대로변에서도 계속 짖어대는 소리가 들리고 인적이 아예 없으니 자기들 세상인양 무리지어 몰려다니는데 상당히 위협적이어서 하마터면 맥간 가기는커녕 병원 신세부터 먼저 질 뻔했다.

 

전날 관광센터에 직원이 공항버스가 있다고 해서 기다려 봤는데 예정된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다. 급히 택시를 잡는데 가격이 무척 비쌌다. 거리도 한 4km 정도 밖에 안됐는데 다 정찰제 마냥 400 루피를 부른다. 시간이 있다면 걸어갔을텐데 이른 시간대에 좀전에 개들의 습격에 혼쭐이 난 터라 50루피 겨우 깎고 호사를 누린다.

 

공항에 도착해보니 공항 시설이 협소해서 그런지 입구 밖까지 승객들이 줄을 서있어 하마터면 비행기도 놓칠뻔했다며 택시타고 오길 잘했다고 예상 밖 큰 지출에 쓰린 마음을 스스로 달랜다. 

 

레 공항/아침부터 기다리는 승객이 많아 더 욕심 부렸으면 비행기 놓칠 뻔 했다

 

운좋게 창가좌석을 배정받았다.  마을과 히말라야 산군들을 구경하느라 1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라다크 지역은 이동하는 과정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이라 생각했다.

 

레 근교 마을

 

히말라야 산군

 

(영상) 하늘에서 내려다 본 히말라야 산맥

 

델리 인디라 간디 공항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델리 인디라간디 공항 도착

 

2. 델리 도착, 여전히 시끌벅적한 빠하르 간지

 

다람살라로 가는 버스는 밤버스라 빠하르간지에서 한식도 먹고 쉬었다가 움직이기로 한다. 다시만난 빠하르간지는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비가 많이 와서 거리는 온통 물난리였다. 종아리까지 오는 똥물 헤쳐가며 한식당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기진맥진하다. 

 

 

우기임에도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빠하르 간지 거리

 

날이 어수룩해질 무렵 귀를 후벼파는 소리들로 거리가 넘쳐난다. 거리에는 힌두교 관련 축제로 보이는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었다. 안그래도 난리통인 빠간에서 퍼레이드까지 할 생각을 하다니. Incredible India 답게 여행자들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근데 나 터미널가야 하는데... 인파를 뚫느라 그나마 쉬었던 거 여기서 몽땅 까먹는다. 덕분에 빠간에서 여유롭게 쉬었다 가겠다는 순진한 생각은 똥물과 거리 퍼레이드로 더 큰 피곤함을 안겨주었지만 시끌벅적, 난리법식인게 빠간, 델리의 매력이니까 욕은 나오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애증의 도시인 것 같다. 사람에 치이는 델리지만 어쨌든 그 사람들과 부대낌 없이는 느낄 수 없는 델리의 매력. 뭐라 딱부러지게 설명하기 힘든 그 매력, 직접와서 느껴보시라!(나만 당할 수는 없잖아)

 

 

(영상) 델리 빠하르 간지(Pahar Ganj) 퍼레이드 풍경/안그래도 북새통인 빠하르 간지에 퍼레이드라니. 도대체 델리 매력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180903) 맥로드간지 도착, 법회 출입증 발급

 

델리에 격한 환영에 기진맥진한 나는 버스에 타자마자 잠에 곯아 떨어진다. 내가 탄 버스는 맥로드간지가 속해있는 다람살라에 먼저 도착했다. 버스가 다람살라행이라 따로 타야되나 싶었는데 다행히 같은 버스에서 돈을 조금 더 내면 맥간까지 바로 갈 수 있었다. 다람살라에서 1시간 정도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 맥간에 도착한다. 안개가 자욱한 모습이 더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숙소를 잡기 전에 법회 출입증을 먼저 발급받고자 사무실부터 방문한다. 사무실 문은 아직 안 열렸지만 벌써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곧 많은 사람들이 통행증을 발급받고자 몰려들었지만 미리 와있었던 나는 다행히 신속하게 받을 수 있었다.     

 

맥로드간지 모습과 법회 출입증

 

(180904-0907 ) 달라이라마 성하 법회 참석

94일부터 97일까지 총 4일 일정의 달라이라마 성하 법회를 참석, 들은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1. 법회에 들어가며

 

달라이라마 성하 법회가 있는 날 맥로드간지는 오직 달라이라마 한 분으로 지역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9월 맥간은 많이 습하고 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리는 우기시즌이라 여간 지내기 불편한 곳이 아니었다.

 

(영상) 맥간 우기 일상 풍경

 

 폭우로 정전이 일어나 뜻하지 않은 분위기 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달라이라마 법회가 있는 주에는 풍경이 사뭇 달랐다. 택시, 릭샤 기사들은 분주히 참가자들을 실어나르고 숙박업소는 일찌감치 장기 숙박하는 스님, 여행자들로 꽉 들어차 있고 식당, 상점도 활기를 띤다. 심지어 동냥하는 분들까지도 법회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거리로 나와 지나가는 참석자들한테 약간의 돈이나 음식을 받으니 달라이라마 한 분으로 지역경제 전체가 활기를 띠며 돌아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달라이라마 한 분으로 맥간 지역경제 전체가 활기를 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다/법회 참석 전 자주 마셨던 짜이 노점상

 

(영상) 법회날 아침 풍경/ 매일아침 사원 앞은 전세계에서 몰려온 법회 참석자, 그들을 실은 택시, 릭샤행렬 ,상인, 걸인까지 모여 인산인해를 이룬다 

 

법당 밖에서부터 달라이 라마를 뵙고자 전 세계에서 국적, 인종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 많은 인파들이 줄을 서며 차분히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스님들만 해도 참석 인원이 400명이 넘어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였다.

 

법당에 들어서면 전세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차분히 질서를 유지하며 기다리는데 그 모습 자체가 평화가 공존하는 하나의 이상향을 보는 듯 했다.

 

한 여성분의 청아한 노래와 함께 달라이 라마께서 미소와 함께 천천히 입장하셨고 참석자 모두가 일어서서 공손히 인사드리는데 가슴 벅차 오르는 감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 진행 방식

 

법회는 달라이라마께서 불교 경전을 읽어가며 그에 관련한 교리를 설명해 주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교리 설명 중간중간 달라이라마께서는 평소 생각하시는 것들을 자유롭게 말씀하셨으며 중간 휴식시간에는 청중들의 질의응답을 받으셨다.

 

기본 교리 설명 외에도 달라이라마께서는 2일차에 자신이 60년대 스승님과 공부했던 입보리행론소개와 일독을 권하셨으며, 3일차에는 청중들의 우바이우바세 5계와 보살계 수계를 직접 진행하셨다. 더불어 5가지 수칙을 최대한 지키려고 하되, 자신이 정 못하겠다 싶으면 할 수 있는 만큼만 지키라고 당부하셨다. 마지막 4일차에는 법회 절반 이상을 청중들과 질의응답 시간에 할애해 소통에 힘쓰는 모습도 보이셨다.

 

법회가 끝난 뒤에는 청중들에게 음식이 주어졌고 법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법회 참석전 마니차를 돌리는 노스님

 

 

3. 주요말씀

 

달라이라마께서 하신 말씀들을 인간과 종교 2가지 키워드로 나눠보았다.

 

 #1 인간

 

- 70억 명 중 한 사람으로서...

 

- 여러분의 사유와 제 사유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 내가 최고라는 이기심이 다툼의 원인으로 공생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 직업, 배경 등으로 사람을 다르게 분류할 것이 아니라 사람을 대할 때는 오직 똑같은 사람으로서 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사랑과 연민이 높은 사람일수록 면역력, 자가치유력이 높습니다. 사랑, 연민은 더불어 살기위한 필수요소로 동물, 원자까지도 그러합니다.

 

 #2 종교

 

- 종교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 저는 결코 불교가 최고라고 말하지 않고 권하지도 않습니다.

 

- 부처님조차도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셨습니다. 자신이 한 말일지라도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현실에 입각하여 고찰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4. 질의응답

 

다양한 화제로 질의응답이 오갔으나 주된 화제는 화를 비롯한 마음의 괴로움과 세계평화에 대한 것이었다.

 

 #1 마음의 괴로움

 

- 화의 주요 원인은 소유에 대한 애착에서 비롯되며 이것은 결국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 화는 일시적으로 생겨난 감정에 불과하며 우리의 본성은 아닙니다.

 

#2 세계 평화

 

- 먼저 개인을 대상으로 보리심을 실천하십시오. 그렇게 가족, 사회, 나라, 세계, 우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십시오.

 

개인적 측면의 보리심 실천과 더불어 사회적 측면으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 내면의 평화를 키우는 교육, 본래 천성과 선함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교육시켜 나가야 합니다.

 

- 더 이상 총과 칼, 원자력 같은 것으로 세상을 지배하게 놔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왼쪽) 티베트 박물관/티베트 역사를 소개한 곳으로 특히 중국독립투쟁 역사와 달라이라마 생애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 꼭 한번 방문할 만한 곳이다 //(오른쪽) 달라이 라마가 지명한 티베트 불교 서열 2위인 현 판첸 라마(91년생)의 실종을 호소하는 글/ 달라이라마가 현 판첸 라마를 지명하자 중국정부는 당시 6살인 그와 가족들을 구금했으며, 지금도 생사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재 달라이라마 지명한 실종된 판첸 라마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따로 판첸 라마를 지명해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ign_about_Panchen_Lama,_Manali.jpg)

 

5. 달라이라마 인상, 법회 소감

 

인간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 몸소 실천

 

법회 입장, 퇴장하실 때마다 거동이 불편하신데도 청중들 손수 악수해 주시고 갓난아이 보면 먼저 가서 축복해 주시는 모습, 마지막 날에는 차에 올라타시기 전까지 청중들과의 인사에 더욱 할애하시는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과 다른 종교를 바라보는 인식

 

  #1 한 청중이 현대사회 바쁜 삶 속에서 불교가 주는 가르침을 실천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하는 지 질문하자 첫 대답으로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자 청중들 폭소. 그러면서도 자신도 그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았지만 명쾌한 결론을 찾지 못했다면서 각자의 삶 속에서 해답을 찾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 말씀하심

 

  #2 자신이 달라이라마라서 그냥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나름대로 정진한 결과로 여기까지 온 것을 강조하심

 

  #3 티베트 경전이 낱장이고 글씨가 깨알같이 작아서 중간에 한참 무슨 말씀하다 읽었던 부분을 놓치셔서 수행하고 있던 한 스님이 짚어줘서 겨우 해결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깜박깜박한다고 너스레를 떠시는 모습

 

티베트인에게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으로 절대적 믿음의 대상이자, 전 세계인의 존경과 추앙을 받고 있는 달라이라마. 그런 그조차 자신 또한 70억 명 중의 한 사람이며, 종교는 인간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라고 단정 짓는 모습, 종교가 다르거나 무신론자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동등한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모습, 실수를 인정하고 모르는 것에는 모른다고 대답하는 솔직담백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거창한 수식어 필요 없이 그분의 존재 자체로 큰 위안과 평화를 얻을 수 있었던 법회였다.

 

달라이라마란 호칭의 뜻은 큰 바다와 같은 지혜를 가진 스승이라고 한다. 비록 그분 같이 넓고 깊은 지혜를 못 지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보리심을 키우고 발현하는 삶을 산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달라이라마 성하님 큰 바다와 같은 지혜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중생들과 함께하며 지혜를 깨우쳐 주시길.

 

 

맥간에서 바라본 다람살라/중국 공산당의 압제를 피해 험난한 히말라야를 건너온 티베트 인들. 생면부지의 땅에서 지금의 터전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큰 고초를 겪었을 지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 

 

스피티 밸리(Spiti Valley)를 우연히 방문해 티베트 불교사원인 키 곰파(Ki Gompa)와 현지 사람들의 검소한 삶과 더불어 내면의 풍요로움을 갖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4천미터 고산 지대에 머문 한 홈스테이에서 본 한 여성의 신비한 미소에서 느낀 호기심은 라다크의 중심지 레를 거쳐 달라이 라마 성하가 머무시는 다람살라까지 잇게 하였다.

 

거창한 행복의 비결은 없었다. 다만 남들이 보기에는 부족함 많고 보잘 것 없어 보일 지라도 적어도 그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연이 허락해 준만큼 감사히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과 사람을 소중히 대하고 온정을 주고받는 마음이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숨가쁘게 바뀌는 세상에서 개인으로서도 현대 사회 전체로서도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을 그들은 삶 그 자체로 보여주고 있었다. 행복은 큰 평수의 아파트, 비싼 자동차, 멋진 이성친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 내 존재 자체에 이미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행복은 큰 평수의 아파트 , 비싼 자동차 , 멋진 이성친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 , 내 존재 자체에 이미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