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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네팔(18.05.09~06.15)

(180519) 안나푸르나 라운딩 2일차(Besi Sahar-Ngadi Bazar)

1일차 포카라-Besi Sahar(버스이동)

2일차 Besi Sahar(820m) - Ngadi Bazar(930m)(버스이동)

 

ㅇ 동행 합류, Ngadi Bazar 이동

포카라에서 출발하기 전날 밤 극적으로 맺어진 나머지 일행과 우여곡절 끝에 Besi Sahar에서 합류했다. 워낙 드라마틱한 과정이었기에 완전체가 모이니 모두들 싱글벙글이다. 오후에 Ngadi Bazar행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길은 울퉁불퉁하고  좌석은 좁은데 마을 사람들이 계속 타 무척 혼잡했다. 아니다. 마을 사람들이 타는 버스에 우리가 신세를 지고 가는건데 이 무슨 오만한 발상이라니. 우리 일행 말고 유일한 외국인 그룹으로 서양남자 2명이 있었다. 우리일행 바로 뒷좌석이라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며 간다. 독일에서 온 친구들인데 오늘 Ngadi Bazar에서 Jagat까지 더 들어간다고 한다. 트레킹 끝난이후 바로 출국하는 일정이라 일정이 빠듯하단다. 먼지 풀풀날리는 길을 달려 우리 일행과 독일친구들을 Ngadi Bazar에 내려준다. 혹시 마낭(Manang)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고 서로 훗날을 기약한 뒤 우리 일행은 숙소에 짐을 푼다.    

 

불편하기 짝이없지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로컬버스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현지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을까

 

 

유쾌한 독일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택한 숙소는 정원이 잘 꾸며진 빨간 커텐과 파란 외벽으로 포인트를 둔 아기자기하고 예쁜 숙소였다. 남편 분이 타지로 일하러 가서 주인 이모 혼자 할머니, 자식들과 지내며 롯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간호사 누나가 버스 타고 올 때부터 힘들어 보인다 싶었는데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침대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리가 온 듯 보였다. 내일부터는 계속 걸어야 되는데 과연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들었지만 동생, 산토스와 논의끝에 내일 몸상태 보고 결정하자고 결론내린다.  

 

2일차 숙소 Suman Hotel & Restaurant(Ngadi, Lamjung)

 

아기자기한 정원과 알록달록한 색깔이 마음에 들었던 숙소

 

짐을 풀고 시간이 있어 마을 구경에 나선다. 숙소 주변에 다른 롯지 2-3곳, 구멍가게 1곳이 전부인 작은 동네였다. 숙소 뒤로는 마낭(Manang) 근처에서부터 내려오는 Marsyangdi 강물이 시원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울퉁불퉁 자갈길에는 간간이 마을 주민, 차 몇대가 지나가는 것 빼곤 강물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Marsyangdi 강/마낭(Manang) 근처에서부터 내려온다고 한다.

 

울퉁불퉁 자갈길에는 간간이 마을 주민, 차 몇대가 지나가는 것 빼곤 강물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꼬마 아이들이 숙소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고 있다. 포장된 길도 아닌 울퉁불퉁 자갈길, 잔디밭에서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경주시합도 하고 재밌게 논다. 산토스한테 얘네들 학교는 어디에 있냐고 묻자 어느 산쪽을 가리키며 그 뒤에 있다고 했다. 나무밖에 안보이는 산 뒤에 학교가 있다니.. 산토스의 대답이 공허하게 들린다.  

 

잔디밭이라 잘 굴러가지 않는 자전거로 열심히 경주시합을 펼치는 아이들

 

밤이 되자 강물 소리가 더 크게 들려온다. 희망찬 내일을 위해 강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한지만 매섭게 흘러가는 강물 소리에 으스스한 기분까지 든다.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트렝킹을 시작하는 날. 과연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지 생각이 많아진다. 일단 내일 일정부터 무사히 마치고 다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