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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섬진강(18.03.11~03.20)

(180318) 섬진강 자전거 여행 8, 구례 2 '산수유 마을에만 산수유가 피는 건 아니라네'

ㅇ 이동경로 : 구례 공설운동장-용방초등학교-구만제-산동면 외산리 일대-다락방 게스트하우스

ㅇ 이동거리 : 30km

ㅇ 소  감 : 주어진 상황이 허락한 만큼 산수유 구경을 했다. 더 욕심 부리지 않아 더 즐길 수 있었다.



전날 그렇게 생쇼?를 하면서 민폐를 끼쳤음에도 게하 주인장님께서 게하 새로 옮기고 첫 손님이라면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게하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에서 펼쳐진 지리산 풍경은 아침잠을 달아나게 할 만큼 경이로웠다.
 


산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아침 운무가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구례 지리산 다락방 게스트하우스>


관광 숙박단지 속에 발견한 보물과 같은 다락방 게스트하우스

푸근한 인상의 주인장님이 반겨주신다 

운 좋으면 주인장님이 직접 내려주신 차도 마실 수 있다!



마침 내가 구례에 도착한 날은 산수유 축제가 이제 막 시작하던 참이었다. 

활짝핀 산수유를 제대로 구경하기로 했다.

주인장님께 오늘 일정을 말씀드리니 서시천 따라 구만제 쪽으로 올라가면 자전거 타기 좋을 거라고 설명해주신다.




<서시천 생태탐방로>


용방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에 벚나무가 잘 조성되어 있다



서시천 따라 싸목싸목 움직이는데 초록빛 들판 뒤로 알록달록한 학교 건물이 눈에 띈다. 

학교 모습을 눈에 더 잘 담고파 이정표에 없던 길로 자전거를 돌린다.

산수유 핀 교정을 한바퀴 둘러본다.

2층 건물의 아담한 크기지만 알록달록한 교실 건물.

구례의 푸르디푸른 자연 속에서 학생들은 저마다 무지개 빛깔처럼 각자의 색깔을 가진 꿈을 키우겠지.




<서시천 따라 푸른 들판을 지나다보면 알록달록한 용방초등학교가 보인다>



<용방면 용방초등학교>


산수유 핀 교정에 알록달록한 건물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




<교정을 지키고 계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



용방초등학교를 지나 구만제까지 가는 길은 경사가 조금씩 올라가는 길이었지만 드넓은 들판과 도로 양쪽에 활짝핀 산수유를 보며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구만제의 평화롭고 고즈넉한 풍경이 구례에 산수유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여행자들에게 알려준다.

반면 구만제 근처에는 '지리산 치즈마을'이 자리잡고 있는데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구만제>



구만제로를 따라 외산보건진료소를 지나가고 얼마 못가 우려했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은 마을 도로에 꽉 막힌 차량들..

작은 도로에 산수유 한번 보겠다고 들이대는 무수히 많은 차량들의 행렬에 자전거로도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없다.   

굳이 많은 인파들을 뚫고 산수유 마을에 간들 무슨 즐거움이 있을까 회의감이 든다.

오늘 여행의 본질은 산수유 핀 구례의 정취를 즐기는 것인지 관광객의 경쟁을 뚫고 산수유 마을을 가는 것이 아니잖아.  

 

생각이 정리되자 지나온 마을들 중 풍경이 예뻤던 마을로 가보자고 무작정 발길을 돌린다.




<외산리 어느 마을>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마을 높은 데까지 올라가보기로 한다.

초입부터 경사가 무척 높아 자전거로 끌고 간다.


중반쯤 왔을까. 

마을 민가들로 보이지 않았던 무너져가는 돌담 뒤로 산수유가 자태를 뽐내며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지 않은가.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런 장면을 나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오직 산수유와 나만 마주할 수 있었던 비밀 장소


돌담과 산수유가 만들어낸 풍경, 분위기를 담는다


더 욕심 부리지 않아 더 만족할 수 있었다



바닥에 앉아 산수유를 한참 바라보다 걸어다녔으면 지나쳤을 

땅 위에 새로운 생명도 눈에 보인다



쫓기듯이 움직였으면 못봤을 장면에 생각지 못한 큰 선물을 받아 가슴이 무척 벅차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건만 정답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면 못봤을 순간들..

삶 역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차도를 갈 때는 항상 안전운전



자가용 주차한 이모님들 




<구례군 산동면 외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