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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섬진강(18.03.11~03.20)

(180311) 섬진강 자전거 여행 1, 담양-순창 '순창이 참 좋다'

ㅇ 이동경로 : 담양군-대나무골 테마공원-순창군 금과면-풍산면-유등면-향가유원지-순창군-광주(버스)

ㅇ 이동거리 : 40km

ㅇ 소  감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부근에서 담양-순창 경계 부근까지 경사가 점점 높아지다 마지막 급경사로 제대로 허벅지 운동할 수 있었음. 한적한 시골 마을 정취를 볼 수 있는 좋은 코스. 향가터널 지나갈땐 어릴적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받았음. 향가유원지는 날이 풀려서 그런지 다리 쪽 하루살이 같은 날벌레들이 사정없이 날아다녀 경치를 즐길 수가 없었음. 창림동 두부마을에서 순두부찌개를 먹었는데 맛도 맛이지만 순창 사람의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음.


영산강 여행을 끝마치고 섬진강 여행의 첫날이다.

정식 코스는 아니나 담양(영산강) 순창(섬진강) 간 자전거 연결도로가 나있어 그길따라 순창 향가유원지까지 갔다가 순창읍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섬진강 여행 시작점>


담양(영산강) 순창(섬진강) 간 자전거 연결도로가 나있어 쉽게 오갈 수 있다.



대나무골 테마공원 부근에서 담양-순창 경계까지 코스가 생각보다 경사가 져있었다.

막판에는 대놓고 자전거 끌고 가라고 경사가 높았다.



<대나무골 테마공원 근처 마을 보호수>


나모 몸통도 장정 여럿이 붙어야 손이 닿을 것 같은 만큼 두껍고 

또 몸통만한 뿌리가 드러나있어 인상적이었다.



<담양-순창 경계>


이 경계를 잊을 수 없다.

마을 보호수 부터 경계까지 대놓고 경사져서 오기로 자전거로만 왔는데

허벅지가 당겨 그냥 끌고오는게 현명했다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경계를 지나고 순창군에서부터는 다행히 완만한 평지라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금과면 남계마을, 수양마을을 지나며 한적한 순창 시골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계마을 고목>


마을 입구 근처에 우람한 나무 한그루가 마을을 지키는 것 같이 서있었다.



<수양마을 제방>


수양마을 어귀 제방에 있던 나무들이 사뭇 인상적이다.

담양 관방제림을 보고온 터라 이쪽 부근에도 홍수가 자주 났을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었다.

관방제림은 잘 정돈된 느낌이라면 수양마을은 자연 날 것의 느낌이 강해 대조적이었다.



<향가유원지 가는 길>


드넓은 들판이 봄을 준비하고 있다.


자전거 길 코스가 순창 마을들을 지나가는 부분이 많아서 마을 구경하며 가다보니 어느덧 향가유원지 인증센터까지 도착했다. 향가터널을 지나가면 유원지가 나온다. 들어가기전 향가터널 안내문이 있었는데 기가 막힌 설명이었다. 원래 이곳은 일제강점기 말 순창,남원, 담양 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한 철도터널이 지어졌고 순창군민이 공사에 징발되다는 것이다.  순창군민의 애환을 다시 생각해보며 터널 내로 들어갔다.



<향가터널>


섬진강 자전거길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나 자전거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구간이나 

일제강점기 순창군민들의 노동력 착취와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향가유원지 인증센터>


산뜻하게 오늘 목적지 향가유원지 인증을 마치고 주변 경치를 보러 나갔다.




<향가유원지>


다리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이 화려하진 않지만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을 잘 볼 수 있었다.

다만 날이 따뜻해서 하루살이 같은 날벌레들이 많이 날아다녀 오래 볼 수 없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날벌레가 얼마나 많았으면) 사진에도 날벌레가 찍혀나왔다.



<멋진 도약?>


향가 유원지에 조그마한 매점이 있었는데 그곳 사장님이 키우는 개가 있었다. 

그중 검정 닥스훈트가 잔디밭에서 재밌게 놀길래 지켜보다가 땅딸막한 다리로 점프까지 해가며 

데크위로 올라가려고 낑낑댔는데 문턱에서 계속 막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내심 올라가지 말라는 짓궃은 생각까지 들을 정도였다.

다행히 닥스훈트는 몇차례 더 낑깅대다가 마침내 성공!   



향가유원지 인증까지 마치고 순창읍으로 향했다. 

읍에 도착할 때쯤 저녁 때가 돼 순창에서 저녁먹고 광주로 복귀하기로 했다.



<순창군 읍내 평화 이발관>

읍에 들어서니 정겨운 가게 간판이 눈에 띈다.



순창에 오기 전 식당 검색을 하면서 터미널 근처에 순두부 집이 있는걸 기억해 두고 있었는데 멀리가기 귀찮아 고민없이 순두부 집으로 향했다.


가게 안을 들어가니 모자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모님께서 손수 따뜻한 보리차를 내어오셔서 감사했다. 원래 2~3시면 끝나는데 오늘 장날이기도 하고 광주에서 예약 손님이 오고 있어 가게 문을 안닫았다고 하셨다. 아드님이 이곳에 오면 으레 두부 만드는 곳을 봐야 한다면서 직접 소개해 주셨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사계절내내 야외 가마솥에서 전통방식으로 두부를 만든다고 하시니 오늘 먹는 이 한끼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순두부의 담백함과 특히 같이 나오는 밑반찬이 밑반찬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집반찬 수준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모자분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모자분께서 참 인상이 선하셨다. 식당 곳곳에 추억이 담긴 소품 얘기부터 시작해서 모자분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에 대한 부분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처음 본 사람에게도 따뜻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는 주인 모자분의 푸근한 인심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식당 밖을 나설때도 모자 분의 좋은 기운까지 담아가는 기분이었다.



<창림동 두부마을>



<순창이 참 좋다>


입구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장식품들이 입가에 미소짓게 한다.



<100% 순창산 정갈한 밑반찬들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던 순두부찌개>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방식으로 만든 순두부와 원산지 100% 순창산으로만 만든 밑받찬이 함께 잘 어울러져 

밥 1공기를 뚝딱비우고 밑반찬이 참 맛있어 1공기 더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 모자분의 정겹고 따뜻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는 사람냄새 물씬나는 곳이었다.





<향가터널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