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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섬진강(18.03.11~03.20)

(180312) 섬진강 자전거 여행 2, 순창-임실 '103호가 아니라 103억호'

ㅇ 이동경로 : 광주-순창버스터미널(버스)-임실군 섬진강 인증센터-섬진강댐-순창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숙박)

ㅇ 이동거리 : 약 36km 

ㅇ 소  감 : 순창읍에서 27번 국도 옆에 나있는 도로 따라 쭉 가면 쉽게 임실군 섬진강 인증센터에 도착할 수 있으나 중간에 갈재구간이 경사가 높았고, 섬진강댐 가는 길로 경사져 거리에 비해 체력소모가 심했음.

 


본격적인 섬진강 여행의 시작이다. 

전날 자전거는 순창 공공도서관에 보관했고 광주에서 순창까지 가는 버스편을 이용하였다.

광주에 있으면 목포에서 순창까지는 시외버스로 왔다갔다하기 편한 것 같다. 

요금도 저렴하고(광주-순창 편도요금 4,400원)




<순창군 버스터미널>


시골 터미널 풍경은 언제봐도 정겹다.



섬진강 자전거여행의 첫 시작점인 섬진강댐인증센터는 정확히 임실군 강진면에 위치한다. 

하지만 강진면까지 가는 교통편이 애매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순창에서 이동한다. 

순창읍에서 강진면까지는 27번국도 옆에 마을도로가 나있어 그 도로를 쭉 타고가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섬진강댐 인증센터로 가즈아~!>



쭉 직진만 하면 되는 코스라 쉽게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중반쯤 가면 갈재로 진입한다는 팻말을 볼 수 있는데 지명 이름에 '령'이나 '재'가 붙어 있다는 것은 허벅지 터질 각오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경사가 은은하게 끊임없이 지기 시작하더니 곧 가팔라졌다. 

거기에 구간도 길어 끊임없이 자기와의 싸움이 이어졌다.


'아니 까페에서는 그냥 마을 도로타고 가면 된다고만 했는데..'

'이런 정보는 없었는데...' 

피할 방법이 없다..


갈재 정상을 찍고 그만큼의 경사를 페달질 없이 내려올 때 정말 짜릿했다.

그 짜릿함 다시 맛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곧 산뜻하게? 올라가야 한다는 의미였기에 깨끗하게 한번의 내려옴으로 만족했다.


내리막길에서 평지가 될 때쯤이면 강진면에 거의 다다르게 된다.



<임실군 덕치면 물우마을>


옛날에는 물우마을 입구가 큰 강이라서 강폭이 넓고 깊어서 비가 많이 오면 쉽게 건너지 못했다.

여름 긴 장마에는 물때문에 근심이 가득하다 하여 마을 이름이 물우리라고 지어졌다.

마을 이름에 근심 우(憂)자가 들어간 이름은 물우 마을밖에 없다고 한다.


지역사정을 반영한 마을 이름이기에 무척 흥미로웠다.



지금은 물우교가 높이 세워져 있어 다행히 물우마을 사람들은 더이상 물걱정하지 않는다 :)



도중에 섬진강 길을 만나 그길따라 얼마못가 섬진강댐인증센터가 나왔다. 

산뜻하게 인증도장 쾅 찍고 다음 행선지에 대해 고민이 들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대로 섬진강 길 따라 다음 인증센터인 장군목을 거쳐 순창읍으로 빠지는 것이었는데 섬진강댐 인증센터까지 왔는데 섬진강댐도 안보고가자니 뭔가 제대로 인증하지 않은 찝찝함이 들었다.

이곳 인증센터에서 댐까지는 약 6.5km가 나와서 댐을 보고나면 오늘 일정은 강진면에서 종료해야 했다. 반드시 오늘 안에 장군목까지 가야하는 건 아니기에 계획을 바꾸기로 하였다.




<섬진강댐 인증센터>



<강진교 옆 옛다리>


지금은 옆에 강진교가 생겨 쓰임이 다했지만

오랜 세월동안 임실, 순창 사람들의 발이 되어줬을 것이다.



앞에서 '령', '재' 붙는 지명은 조심하라고 얘기했는데 하나를 빼먹었다.

바로 '댐'.. 

지난번에 갔었던 담양댐은 인증센터에서 바짝 올라가면 됐었는데 섬진강댐은 역시 이름의 스케일?답게 경사도 아름다웠다..

아까 갈재를 넘고난 후 이런 길은 없겠다 싶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는데 또 만나게 되어 기분은 상큼했지만 몸이 상큼하지 못했다..

오늘도 운동복 제대로 터졌구나 하하.



<오르락내리락이 아니라 오르락만하며 만난 섬진강댐>


오르막은 이제 그만!



<섬진강댐>


댐 이전 본래 섬진강의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해 본다.



<섬진강댐 전경>


산과 물이 만드는 선 따라가며 찬찬히 들여다보니 가빴던 숨도 진정되고 마음도 차분해진다.

감사하게도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있는 그대로 보다 더 좋은 것을 나눠주고 있다. 



갈재에 이어 섬진강댐까지 올라갔다오니 더이상 기운이 나질 않았다.

다행히 강진면 터미널이 인증센터와 멀지 않아 자전거는 관공서 건물에 세워두고 순창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자리에 앉으니 정신이 몽롱하다. 

이내 곯아떨어져 순창에 도착해서야 간신히 눈을 뜰 수 있었다.

오늘은 뻘짓 안하고 바로 숙소에서 자야겠다.



< 강진면 뽕나무미용실>


강진면의 최신유행에 앞장서고 있다.



<강진 공용버스터미널>


강진면 관공서 건물에 자전거 세워두고 순창으로 복귀!



<순창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103호인줄 알았더니 무려 103'억'호여서 주인 대빵님의 센스에 혼자 빵 터졌다.

게스트 하우스 얘기는 다음에~!! :)




<갈재고개-섬진강댐 인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