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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네팔(18.05.09~06.15)

(180522) 안나푸르나 라운딩 5일차(Dharaphani - Chame)

1일차 포카라-Besi Sahar(버스이동)

2일차 Besi Sahar(820m) - Ngadi bazar(930m)(버스이동)

3일차 Ngadi Bazar(930m) - Bahundanda - Ghermu - Jagat(1300m)

4일차 Jagat(1300m) - Tal(1700m) - Dharaphani(1960m)

5일차 Dharaphani(1900m) - Chame(2710m)

 

 

ㅇ Dharaphani, 처음으로 본 히말라야 설산에 마음을 내주다!

 

전날 숙소에 도착할 무렵 날씨가 어둑어둑했으나 오늘 날씨가 무척 쾌청하다. 어제 누나한테서 포카라에 잘 도착했다고 연락받았는데 자기 몫까지 힘내서 라운딩 끝나고 포카라에서 꼭 보잔다.  몸도 아직 성치 않을텐데 오히려 나와 동생을 생각해 주는 누나의 따뜻한 마음씨가 고맙다.  

 

Dharaphani 마을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는 중간중간 퍼밋을 확인하는 체크포스트가 있다. 산토스가 나 대신 퍼밋에 도장을 받아주러 사무소에 들어간다. 네팔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증해 주는 유일한 기록이기에 하나씩 늘어나는 도장에 괜시리 기분이 뿌듯하다.  

 

Dharaphani ACAP(Annapurna Conservation Area Project) 체크포스트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녹음짙은 산들 뒤로 새하얀 설산이 빼꼼 모습을 드러낸다.

 

'설산은 좀 더 가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비현실적인 풍경에 나와 동생은 탄성을 내지른다. 히말라야 설산, 말 그대로 눈 덮인 산인데 왜이리 여행자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까. 산 좋아하시는 분들이 왜 히말라야를 염원하는지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지난 산행에는 천상에서 내려오는 듯한 폭포에게 마음을 뺏겼다면 이번에는 새초롬한 설산에 마음을 내준다.   

 

트레킹하며 처음 본 히말라야 설산

 

Tanchok, 400루피(4천원)로 호텔 부럽지 않은 만찬을 즐기다!

 

오늘 목적지에서 중간지점되는 Tanchok이라는 마을에 꽃무늬 야외 테이블이 인상적인 롯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볶음밥을 시켰는데 현지 채소랑 계란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맛이 정말 기가 막히다. 보통 롯지에서 식사를 주문하면 산토스한테는 달밧을 줬는데 이곳 주인은 귀찮아서인지 아니면 특별히 신경을 더 써준건지 나와 똑같은 판박이 볶음밥 1인분 더 만들어줘서 빵터진다. 야외에서 좋은 날씨 속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니 지상 낙원이 따로 없다. 

 

 

호텔 만찬 부럽지 않았던 Tanchok 마을 점심
K.M Hillside Hotel & Restaurant(Tanchok)/ Tanchok 마을표 볶음밥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즐거운 점심을 먹은 후 길을 가는데 눈 앞에 보이는 풍경에 입이 떡하니 벌어진다. 트럭 한대가 뒤쪽 부분이 움푹 들어간 곳에 빠져 앞바퀴가 들어올려져 있었고 자칫 잘못하면 옆으로 엎어질 판이었다. 일차선 도로라 덩치큰 차가 이렇게 틀어막고있으면 다른 차들이 지나갈 방법이 없어 보였다. 이런 위험천만한 도로를 다니는 운전수들은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 많을텐데 모쪼록 도로를 오가는 사람들의 안전을 빌며 계속 이동한다.

 

트레킹하며 만난 아찔한 풍경

 

 Tanchok - Chame, 안나푸르나는 설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중후반부에 이르러 말도 안되는 광경이 펼쳐진다. 구름에 가린 험준한 산들과 절벽에서 내려오는 폭포는 신선들이 오갈 법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절벽 끝쪽에 자리잡은 마을 입구에는 마을의 안녕을 비는 흰색 탑과 티베트 오색기도 깃발인 다르촉(=룽따, 룽타)이 세워져 있었다. 평탄한 대지는 푸른 생명들이 그 기운을 한껏 내뿜고 있었다.

 

Tanchok - Koto Qupar 구간에서 만난 꿈같은 풍경

 

Koto Qupar 체크포스트를 지나 오늘 목적지인 Chame 지역에 도착했다. 안나푸르나 하면 막연한 설산 이미지밖에 없었는데 매일매일 바뀌는 안나푸르나의 새로운 풍경에 가슴 벅찬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단순히 정상(결과)에 올랐다를 넘어서 정상에 가기까지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의미있고 행복한 일인지를, 그 과정없이 정상에 간다한들 과연 이만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지를 안나푸르나께서 계속 일깨워 주는 듯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과정이 어쩌면 삶의 축소판이 아닐지. 온몸으로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고 있는 안나푸르나께 감사할 따름이다. 

 

 

Koto Qupar 체크포스트에서 퍼밋도장을 받고 있는 산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