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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영산강(18.03.01~03.10)

(180304) 영산강 자전거 여행 5, 목포 2 '세찬 바닷바람에 떨어진 노란리본을 다시 묶으며'

ㅇ 이동경로 : 목포역-오거리-유달산-근대역사관 1(구 목포 일본영사관)-근대역사관 2(구 동양척식주시회사 목포지점)-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갓바위-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연희네슈퍼-목포신항(세월호)

ㅇ 소  감 : 목포 내 시티투어가 운영되고 있어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고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 근대 목포 역사를 더 깊게 배울 수 있어 유익했던 투어였음. 목포신항에서 세월호를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세월호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진실들이 너무 많으며,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하고 물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주었음.


조선인을 핍박하고 자원 수탈에 중심이었던 일본 영사관, 동양척식회사 장소에 근대역사관을 만들어 아픈 역사를 잊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는 목포시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였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시청각실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을 소개한 동영상을 보았는데 어두웠던 한국현대사에서도 올곧은 신념으로 삶을 살아오신 김대중 대통령님 같은 분이 계신 것에 참 감사했다.




<김대중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


"나는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나의 신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지도자라는 사람의 가치가 도대체 어떻게 결정되느냐 하는 점이다. 또는 얼마나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느냐, 그리고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국민을 대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자기나라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했느냐, 그리고 국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올바른 방향과 정책들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또 그런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했는가, 즉 어느 정도로 충실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국민을 대했으며 봉사했는가, 그 실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 정치 입문 당시 작성한 정치신조 -


현재 정치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국민들한테 과연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씨티투어 버스를 타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갓바위에 도착했다.

갓바위를 바라보면서 주위를 한바퀴 돌 수 있도록 데크가 잘 설치되어 있었다. 




<갓바위(천연기념물 제 500호)>


목포 갓바위는 긴 세월 동안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과 소금에 의한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이다. 안내문에 따르면 갓바위의 형태는 계속하여 변화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그걸 알아차리려면 다음 생에서나 볼 수 있겠지.




<갓바위에서 바라본 영산강 하구둑>



갓바위에서 도보로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을 갈 수 있었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다른 박물관과 달리 과거에 실제 활동하다가 난파되어 수중에 있었던 배, 유물들을 직접 발굴하여 전시하는 곳이라는 점이 특색 있었다. 그 중 1323년 신안군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가라앉았던 신안선을 복원 전시한 것이 압권이었다. 34m 규모의 복원된 신안선과 그동안 발굴한 4,500여점의 유물들을 보면서 과거 서해 바다를 누볐을 많은 무역선들의 활동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그릇에 담긴 소망>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 소망하는 것은 비슷한 것 같다.




<복원된 신안선>


1323년 중국에서 무역품을 싣고 일본으로 가던 중, 신안군 앞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가라앉았던 신안선이 20여 년 간의 과학적 보존과 복원 과정을 거쳐 전시되고 있다.



목토 씨티투어 일정은 해양유물전시관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씨티투어는 해양유물전시관 관람 후 종합수산시장을 넘어가서 종료하는 것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해양유물전시관을 더 보고 싶어 남았다. 해양유물전시관 바로 옆에 자연사박물관도 보고 싶었으나 따로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다음을 기약했다. 사실 해양유물전시관만 해도 볼거리가 많아 다른 박물관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하하



다음 장소는 영화 '1987' 촬영장소로 유명한 연희네슈퍼.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면서 우연히 연희네 슈퍼가 목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화 1987을 인상깊게 봤었기에 한번 찾아가 보기로 마음먹었던 곳이다.




<연희네 슈퍼>

영화 <1987>에서 삼촌 한병용(유해진)과 조카 연희(김태리)가 살던 장소이자 배우 강동원과 연희가 사진에서 보이는 평상에 앉아 시국을 이야기했던 장소이다.




<이한열 열사 신문보도>


이한열 열사는 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 정문에서 전두환 정권의 독재 타도와 5.18 진상 규명 등을 외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고 쓰러졌다. 




<연희네 슈퍼 내부>


삼촌 한병용이 조카 연희에게 대학 입학선물로 삼성 미니카세트 플레이어 '마이마이'를 선물하자 연희가 팔짝팔짝 좋아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걸로 삼촌 한병용은 서신 전달을 연희와 밀당을 했었지.. 연희가 마이마이로 유재하 '가리워진길'을 들었던 장면도 생각나고.. 마이마이는 나도 잘 모르지만 오늘날 맥북정도가 아닐까.





<연희네 슈퍼 주변 가게>


연희네 슈퍼 들어서기 전 실제 가게인 만화수퍼가 있고 맞은편에는 백양 세탁소가 있다.




<시대를 앞서갔던? 맥주 광고 포스터>




<서산동 시화골목길>


연희네슈퍼에서 언덕쪽으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시화골목길이 나온다.





생각보다 경사가 가팔라 조금 올라갔는데도 숨이 차다




<다순구미는 따뜻하다. 글 조기호, 그림 박수경>


골목길을 올라가다 보면 어촌 달동네 사람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벽화, 시들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에 다순구미가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서산동 옆 온금동의 순우리말 지명이었다. 따숩다의 ‘다순’과 후미진 곳의 ‘구미’가 합성된 이름으로 ‘볕이 잘 든 후미진 마을’이라는 뜻으로 한자어로 풀이하면 온금동(溫錦洞)이 된다. 온금동이라는 딱딱한 한자어보다는 우리말 지명인 다순구미가 훨씬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시화 골목길 에서 바라본 달동네 모습>



오늘 마지막 일정인 목포신항으로 이동한다. 세월호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누군가는 할만큼 다 하지 않았냐고 말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세월호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이자 의무라 생각한다.




<세월호, 목포신항>


세월호 참사에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기억하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의 마음이 노란 리본 속에 담겨있다.



4월 12일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제작 김어준)가 개봉 예정이다. 가슴아픈 사건을 다룬 만큼 무겁게 느껴져 망설여 질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다.


예고편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dDU8TZv3wxk